"어느 나라를 가도 짜장면은 꼭 해보고 싶어"
- 이연복 셰프 -
tvN 예능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에서 이연복 셰프팀은 미국 사람들에게 짜장면을 코리안소울푸드라고 소개하며 선보였습니다. 이연복 셰프는 미국 현지의 반응이 나쁠까 봐 불안해했지만 한국의 국민음식, 짜장면은 미국 사람들에게도 먹혔어요. 미국 사람들도 맛있게 즐기는 짜장면은 어디서 탄생했을까요? 네, 바로 인천입니다. 아시다시피 짜장면은 인천에 들어온 화교들이 면장에 간을 하여 볶아서 면 위에 얹어먹는 작장면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시킨 음식이에요. 짜장면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짜장면의 역사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 공원인 자유공원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1884년 중국인들이 이 일대 5,000여 평에 청국조계지를 설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음식점들도 함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인근 인천항에서 일하던 산둥 지방 출신인 노동자, 쿨리들은 고향의 맛에 이끌려 이곳을 자주 찾아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값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중국 음식점들은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미옌장(甛麵醬)이라는 중국된장을 비벼 먹는 서민 음식, 작장면(炸醬麵)은 여러 변화를 겪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짜장면으로 변형되었습니다. 짠맛을 기반으로 둔 춘장은 달콤한 캐러멜이 첨가되었고 춘장을 볶는 과정에서 육수에 녹말가루를 풀어 양을 늘리는 방법이 보급되면서 지금의 짜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짜장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짜장면박물관이 있습니다. 짜장면의 유래뿐만 아니라 가격 변화, 종류와 조리법, 철가방의 역사, 인스턴트 짜장 등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짜장면박물관은 2층 건물로 공화춘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요. 1912년에 문을 연 공화춘은 짜장면의 원조로 알려진 중국 음식점입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 공화춘은 짜장면이라는 상표를 처음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요. 그전부터 이미 짜장면이라는 음식이 자연스레 만들어졌고 아직도 누가 진짜 원조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도 최초로 짜장면을 메뉴로 두고 영업을 한 공화춘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1. 인천 차이나타운의 상징, 공화춘
현재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공화춘은 옛 공화춘의 상호만 받아온 중국 음식점이라고 합니다. 공화춘의 대표 메뉴, 공화춘짜장면은 가격이 다소 높았지만 여러 종류의 해산물, 두부, 고추, 고기, 양파가 한데 어울렸고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소스를 비빌 때 꾸덕꾸덕 소리가 날 정도로 끈적이는 특징을 갖고 있는 모듬짜장면이었습니다.
2. 공화춘의 후계자, 신승반점
인천 차이나타운 입구에 있는 신승반점은 공화춘의 초대 설립자 우희광 셰프의 외손녀가 영업하고 있는 중국 음식점입니다. 수요미식회에서 줄 서서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맛있다는 칭찬을 받았고 유니짜장과 간짜장의 인기가 높습니다. 신승반점에서 맛본 유니짜장면도 가격이 다소 높았지만 잘게 다진 고기와 양파에서 나오는 고소한 단맛이 강렬해서 좋았습니다.
3. 간짜장 최강맛집, 혜빈장
인천 차이나타운 옆 동네, 송월동에 있는 혜빈장은 간짜장 맛집으로 소문난 중국 음식점입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혜빈장에서 맛본 간짜장은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불맛이 진하게 나서 좋았습니다. 기름에 튀겨 나온 반숙 계란 프라이는 입맛을 돋아주었고 두툼하게 썰어낸 청양고추는 짜장면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더더욱 좋았습니다.
4. 대불호텔의 살아있는 역사, 중화루
인천 신포시장에 가까운 중화루는 한국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에서 시작한 중국 음식점입니다. 공화춘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화루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현대식 건물로 이전했습니다. 중화루에서 맛본 사천짜장면은 새우와 위소라의 쫄깃한 식감이 재밌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정도로 매콤해서 좋았습니다.
5. 중국 산둥에서 내려온 노포, 진흥각
앞서 소개한 중화루 바로 옆에 있는 진흥각은 중국 산둥에서 내려와 시작한 중국 음식점입니다. 중화루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진흥각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진흥각만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흥각에서 맛본 유니짜장면은 다른 유니짜장면보다 덜 다져진 형태로 일반 짜장면에 조금 더 가까웠고 저렴하면서 양이 푸짐해서 좋았습니다.
6. 하얀짜장면의 대표맛집, 연경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독특한 짜장면이 많습니다. 그중에 하얀짜장면은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명물입니다. 하얀짜장면으로 가장 유명한 연경에서 맛본 하얀짜장면은 춘장 특유의 짠맛이 적었고 볶은 양파의 단맛이 강했습니다. 일반짜장면과 비교해보면 담백한 편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다.
7. 일반짜장과 다른 백년짜장, 만다복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하얀짜장면처럼 특색 있는 짜장면을 선보이는 중국 음식점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항상 대기줄이 길게 늘어진 만다복은 백년짜장면이라는 독특한 짜장면으로 유명합니다. 백년짜장면은 화학조미료가 없던 시절의 요리법으로 재연한 담백하고 깔끔한 짜장면으로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우리의 인생사를 되돌아보면 짜장면은 빠질 수 없는 음식입니다. 졸업, 이사와 같은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는 음식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도로 위에는 수많은 짜장면들이 부르릉 하며 돌아다닐 거예요. 이처럼 짜장면의 역사는 인천에서 시작해서 우리의 인생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식사로 맛있는 짜장면 한 그릇 어떠실까요? 오늘도 짜장면처럼 달콤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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