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맑은 장국 등에 적당한 크기로 떼어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친숙한 한식이다. 하지만 나는 수제비를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칼국수를 안 좋아하는 이유와 같다. 맹맹하고 뜨거운 국물에 밀가루 냄새가 풀풀 나는 수제비가 싫다. 지금까지 식당에서 수제비를 먹고 맛있다고 생각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들깨수제비는 다르다. 들깨수제비는 어느 식당에 가서 먹어도 맛있다. 들깨 자체를 좋아하는 내 입맛 기준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옛스러운 식당일수록 들깨수제비 맛은 더 구수하다.
지난 번에 다녀온 대가닭한마리 식당은 옛스러운 식당은 아니지만 들깨수제비가 구수하고 맛있었다. 사실은 아내가 감기에 걸려서 몸보신을 위해 대가닭한마리 식당에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닭한마리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고기 냄새가 싫다고 한다. 닭한마리 말고 들깨수제비 어때? 싫다는 음식을 몸보신이랍시고 억지로 먹는 것도 고욕이다. 나도 들깨수제비를 좋아해서 그러자고 했다. 수제비 싫어하는데 괜찮겠어? 남편이 수제비,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신경이 쓰였나 보다. 들깨수제비는 좋아한다고 말하고 사장님께 들깨수제비 2인(12,000원)을 주문했다. 그리고 닭한마리에 넣어서 먹으면 좋다는 녹두찰밥(2,000원)을 하나 주문했다. 밀가루 음식만 먹는 것보다 밥도 같이 먹으면 빨리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주문한 음식들은 금방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들깨수제비는 한눈에 봐도 맛있어 보인다. 한 국자 퍼서 먹어보니 역시나 꾸덕꾸덕하고 구수하니 맛있다. 아내도 맛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 입맛을 사로잡은 건 녹두찰밥이었다. 그냥 밥처럼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먹었는데 고슬고슬하게 맛있다. 아내는 감기 옮는다고 나보고 다 먹으란다. 맛있는 걸 어찌 혼자 먹나. 마음 같아서는 녹두찰밥을 하나 더 주문해서 먹고 싶었지만 반 정도 덜어서 아내에게 줬다. 들깨수제비 양도 꽤 많아서 녹두찰밥을 더 주문하면 분명 남겼을 것이다. 입맛이 없다는 아내도 음식들이 맛있는지 잘 먹었다. 나도 오랜만에 생각지도 못한 들깨수제비와 녹두찰밥을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는 닭한마리에 소주 한잔하러 가야겠다.
연수역 들깨수제비 맛집
[ 대가닭한마리 ]
인천 연수구 용담로125번길 41 메카리움
매일 10:00 - 23:00
☎ 032-822-1313
개인적인 평가 ★★★★☆
고슬고슬한 녹두찰밥과 구수한 들깨수제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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