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에 걸려있는 8의 의미
10점 만점에서 8점을 받고 싶어 하는 식당이 있다. 연희동의 골목에 있는 작은 이탈리아 음식점, 에노테카오토의 바램이다. 왜 에노테카오토는 8점을 받고 싶어 할까? 하루는 10점 만점이었다가 다음날에는 4점을 받는 식당이 아닌 늘 8점을 받는 가게를 원한다고 한다. 그래서 에노테카(enoteca, 와인을 전시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소)+오토(otto, 8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라고 식당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 소신은 지난해 방영된 ‘먹거리X파일’에서 입증되어 착한 음식점으로 선정되었다.
강제로 떠난 이탈리아 여행
벌써 에노테카오토에 다녀온 지 2주나 지났다. 하지만 에노테카오토에서 맛본 파스타 맛이 혀끝에 생생하게 맺혀있다. 마치 프랑스 여행에서 맛본 달팽이 파스타와 같은 경험이다. 잊을 수 없는 맛의 이유는 생소함이다.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타야린과 어란파스타는 마치 이탈리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두 파스타 모두 면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다. 타야린은 짭조름한 파르미지아노 치즈의 맛과 트러플오일향이 인상 깊었고 어란파스타에 들어있는 염장 숭어 어란의 식감과 향은 독특한 경험을 선사했다.
취향의 문제
음식이 취향에 맞지 않다고 맛없다고 할 수 없다. 에노테카오토에서 먹은 파스타가 우리 부부의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아내의 옛 취향에 맞는 파스타였다. 결혼하고 내가 좋아하는 한식 위주로 외식을 하다 보니 아내의 취향이 변했나 보다. 미간이 좁혀지는 아내를 보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부부에게 에노테카오토를 추천해준 장모님과 처형도 미안해한다. 그저 우리 부부의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 에노테카오토의 파스타는 훌륭했다.
착한 파스타 음식점
[ 에노테카오토 ]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매일 12:00 - 22:00
break time 15:0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매월 첫번째, 세번째 화요일 휴무
☎ 02-336-9958
개인적인 평가 ★★★★☆
맛은 있는데 우리 부부 입맛에는 너무나 짭조름했던 파스타
▲ 에노테카오토는 연희동 사러가쇼핑 근처에 있다. 더플레이트디저트의 아래층이다.
▲ 진작에 에노테카의 의미를 알았다면 와인 한잔 했을텐데 아쉽다.
▲ 사진을 꾸며진 메뉴 입간판이 있다. 눈에 들어오는 메뉴를 기억해두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 블루리본 서베이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세번 받았다.
▲ 실내는 매우 깔끔하다.
▲ 테이블 간격이 넓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데이트나 소개팅하기 좋은 식당이란 생각이 들었다.
▲ 메뉴판 뒷면을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와인 종류가 상당하다. 가격대도 상당해서 화우스 와인이 가장 인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 식전빵과 함께 나온 소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사장님께 여쭈어보니 만들기 쉽다시며 잘 모르는 식재료 배합을 알려주셨다.
▲ 길죽하고 얇은 바게트빵이 식전으로 나왔다.
▲ 버터와 트러플오일이 들어있는 타야린 아이 타르투포(Tajarin al tartufo)
▲ 파르미지아노 치즈가 하얗게 덮고 있고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노란 파스타 면의 조합이 예쁘다.
▲ 돌돌 말아서 한입 먹으면 치즈의 진한 향과 짭조름한 맛이 느껴진다. 파스타 면은 씹을 수록 고소하다.
▲ 염장한 숭어 어란이 올려진 보타르가(Bottarga)
▲ 검정 오징어먹물면, 붉은 토마토, 초록 바질, 투명한 어란까지 한접시에 고급스럽게 플레이팅되어 나온다.
▲ 이탈리아 음식은 대체로 짠 편이라고 한다. 어란파스타도 짭조름한 맛과 감칠맛이 풍성하게 느껴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