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유명한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흔히 알고 있는 중국집이 아닌 중식주점이다. 중국집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메뉴판을 보면 알 수 있다. 메뉴판에 짜장면과 짬뽕이 없다. 오이계란탕은 서비스로 나오고 수제군만두는 간식이나 다름없으니까 식사류는 새우볶음밥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 대신 일품요리와 해물, 생선, 가지요리가 메뉴판에 있다. 아내도 나도 중식을 좋아한다. 아내는 특히 멘보샤와 딤섬을 좋아한다. 그래서 멘보샤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재료가 모두 소진되었단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럼 뭘 먹어볼까? 가지요리도 유명하다고 하니 윗줄에 있는 어향가지볶음을 골랐다.
서비스로 나온 오이계란탕은 오이, 계란, 바지락, 고기 등이 어우러진 맑은 탕이다. 맛이 좋다. 이런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겠다 싶어서 이과두주를 주문했다. 아내는 야근하는 날이라서 피곤한지 술잔을 사양했다. 곧이어 어향가지볶음이 나왔다. 요즘 방영 중인 스트리트푸드파이터에서 어향이란 단어가 붙은 메뉴는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고 했다. 맞다. 짜쪼름하고 매콤한 어향소스에 부드럽게 잘 익은 가지의 육즙이 만나니 정말 맛이 좋았다. 집에서 한번 가지요리를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가지가 기름을 잔뜩 먹어버려서 그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당연히 진사부 가지요리에는 기름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맛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4월 돈 요리시리즈 문구를 보게 됐다. 4월은 동파육, 5월은 마라미니족, 6월은 막창튀김을 주문할 수 있다. 기간이 끝나면 주문할 수 없는 한정 메뉴이다. 구미가 당겨서 가격도 묻지 않고 동파육을 주문해버렸다. 빌리지를 보니 동파육은 15,000원이다. 진사부 가격대는 만 원에서 이만 원대로 생각하면 되겠다.
반짝반짝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동파육이 나왔다. 우선 비주얼이 끝내주니 사진 찍을 맛이 난다. 한입 먹어보니 진한 간장 소스에 보쌈을 먹는 기분이다. 내 입맛에는 맞는다. 하지만 비계를 싫어하는 아내는 입맛에 맞지 않았다. 주방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인사해주시면서 입맛에 맞는지 물어보셨다. 동파육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라서 한정 메뉴라고 하신다. 그 노고에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날 못 먹어봤던 멘보샤를 먹으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연수역 맛집
[ 진사부 ]
인천 연수구 샘말로8번길 7-14
매일 17:00 - 01:00
Last order 23:00
매주 일요일 휴무
☎ 032-818-6886
개인적인 평가 ★★★★★
요리에 대한 노고와 정성이 보이는 동네 중식 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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