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내 동생 생일은 3월달이다. 9일 차이가 나서 항상 중간쯤 생일상을 같이 받았다. 아마 내 동생은 생일이 지나고 생일상을 받는 게 억울했을 것이다. 이 날은 동생의 억울함이 조금 풀리지 않을까 싶다. 가족모임 약속을 정하기 전에 동생이 꽃게를 먹고 싶다고 소래포구에서 보자고 했다. 3월에 웬 꽃게?라고 생각했지만 알겠다고 했다.
당일이 돼서야 소래포구에 꽃게가 없다는 걸 알았다. 4월이나 돼야 알이 꽉 찬 꽃게철이 돌아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제수씨는 회를 좋아하지 않으니 회는 패스! 약속 장소에 가기 전에 본 대게가 생각났다. 대게나 꽃게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고 갔다. 안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다. 대게 1kg에 59,000원. 6명이서 갔는데 종업원분이 5kg가 적당하다며 대게를 들어 올렸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딱 봐도 양이 많아 보였다. 한 마리 빼주세요,라고 해서 4kg대로 맞췄다. 상차림으로 기본 반찬도 있을 것이고 부족하다 싶으면 볶음밥이든 서더리탕이든 추가 주문하면 되겠다 싶었다. 어머니가 대게 값을 지불하셨다.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했지만 이미 늦었다.
2층에 있는 나라식당으로 올라갔다. 식당 안은 새로 생긴 소래포구 종합어시장보다 훨씬 조용했다. 그리고 동생이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종합어시장보다 여기 대게가 더 저렴하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기본 반찬으로 요기를 했다. 곧이어 대게찜이 나왔다. 역시 맛있다. 살도 꽉 찼다. 두꺼운 집게도 칼집이 나있어서 먹기 편했다. 다리 끝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많이 짭조름하니 부위별로 골고루 먹는 걸 권한다. 술잔을 주고받으며 대게 다리를 하나둘 집어먹으니 어느새 다 먹었다.
대게 내장은 일부러 남겨두었다. 종업원분께서 대게 내장을 남겨두면 볶음밥이 더 맛있다고 해서다. 대게볶음밥 세 개를 주문했다. 한입 먹어봤는데 내장맛이 안 난다. 술을 너무 마셨는지 내장을 적게 넣었는지 모르겠다. 다음에는 공기밥을 주문해서 등딱지에 비벼서 먹어야겠다. 그나저나 정말 맛있는데 너무 비싸다. 참 아쉽다. 소래대게수산은 처음 가봤지만 종합어시장에 비해 조용하고 깨끗해서 좋았다. 다음에도 대게 먹을 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와야겠다.
소래포구 대게 킹크랩 랍스터
[ 소래대게수산 ]
인천 남동구 장도로 67
1층 대게수산 매일 10:30 - 21:00
2층 나라식당 매일 11:30 - 23:00
☎ 032-434-1118
개인적인 평가 ★★★☆☆
조용하고 깨끗한 소래대게수산, 비싼 대게 시세를 주의하면 만사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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